4050이 온라인의 큰 손이 된 이유?
온라인에서 4050 여성들이 큰 손으로 등장했습니다.
그 시작은 장보기에서 출발했죠.
(사진출처: 동아일보)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020-2021년 사이에 4050 혹은 부머쇼퍼들은 쿠팡로켓프레시를 비롯해 쓱, 마켓컬리 등 새벽 배송 업체를 사용할 줄 알아야만 했죠. 처음에 어렵던 것이 해보니 쉽네? 해보니 편하네? 불신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신선식품 퀄리티 좋은데? 라는 긍정적인 경험을 쌓아나가면서 4050 이상의 중장년층 여성들이 새벽배송, 로켓배송에 물들어가기 시작했고, 점차 이커머스 패션으로 시선이 확장되었습니다.
참고로 부머 쇼퍼는 베이비부머와 쇼퍼를 합성한 단어로 대개 5060을 일컫지만, 이번 내용에서는 4050~5060을 아우르는 중장년층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이 세대는 코로나19로 인해 자녀를 통해 온라인 쇼핑방법을 익혔는데요. 저 역시 저의 어머니에게 새벽배송의 신세계를 경험하게 세팅해 드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중장년층 세대의 경우 전 세대에 거쳐 가장 지출이 많은 소위 ‘큰 손’ 고객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세대는 그동안 온라인에서 외면받아왔죠. 대부분의 유통, 이커머스 관련 스타트업이나 기업들은 1020 또는 2030과 같은 MZ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에만 집중해 마케팅을 펼쳐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4050 이상의 여성들이 이용하기에 접근성과 편의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코로나19에 들어오면서 쇼핑의 패턴을 보니 이들 세대가 객단가와 플랫폼 로열티 면에 있어서 기업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사진 출처: 조선비즈)
이제 4050 중장년 여성층이 집중해야 하는 시장으로 부상하게 된 겁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21년 한국 소비생활지표 보고서를 보니 작년에 SNS, 인터넷 모바일 쇼핑 관련해서 40-50대는 91.1%가 5060은 79.2%가 디지털 소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대부분의 4060 세대가 자연스럽게 모바일 쇼핑과 결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는 셈이죠.
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
본격적으로 장보기에서 패션으로 눈을 돌린 4050 이상 중장년층 여성들을 위해 기업들의 행보가 바빠졌습니다.
일단 퀸잇입니다.
[1] 퀸잇
퀸잇은 4050여성을 겨냥한 패션앱입니다. 앱에 들어가면 처음부터 아예 40대 이상의 쇼핑몰이라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이 앱은 2020년 9월에 론칭한 이후 고속 성장을 하고 있어요. 조이너스, 나이스클랍, 지센, 쉬즈미스, 올리비아로렌 등 백화점 여성의류 브랜드가 대거 입점해 있기 때문에 평소 오프라인 백화점 쇼핑을 했던 고객들이 그대로 유입될 수 있게 진열을 갖춰놨습니다. 초반에는 200개 정도의 브랜드사가 입점했는데 현재는 700개사 브랜드 제품이 진열돼 있어요.
DAU (일간 활성사용자수)도 주목할만한데요. 출시한지 1년도 채 안 되어서 DAU가 10만에 육박합니다. 이 숫자는 국내 최대 패션몰 중 하나인 LF몰과 비슷한 일간 이용자수입니다. 작년 12월말 기준으로 MAU 는 145만으로 올라왔구요. 이 숫자는 작년 1월 기준 MAU 17.2만인 것 대비해 약 738%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거래액의 경우 작년 월평균 거래액이 100억원을 돌파했고, 누적 앱다운로드 건수는 400만을 돌파했습니다.
이러한 성장세에는 투자자가 붙게 마련이죠. 올해 퀸잇은 에이티넘 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36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구요. 누적 5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2] 카카오스타일 -> 포스티
전 지그재그, 현 카카오스타일에서는요.(지그재그는 카카오스타일에 인수되었습니다) 4050을 겨냥해 ‘포스티’라는 별도의 앱을 지난 7월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5월까지 누적다운로드 89만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포스티의 경우 4050이 좋아할만한 상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구요
특히 의류, 신발, 가방과 같은 패션상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포스티는 퀸잇과 달리 초창기부터 60여개의 브랜드 본사와 직접 공급계약을 통해 상품 공급망을 확보했고, 현재는 400여개 브랜드 상품이 판매중입니다. 그리고 올해 초(2월) 본격적인 점프업을 위해 하프클럽의 성장을 이끌었던 이화정 상무를 해당 부문 리드로 영입하게 돼요.
[3] 무신사의 레이지나잇
무신사도 가만히 있을 순 없겠죠. 올해 5월에 30대 이상의 여성을 타겟으로 ‘레이지나잇’ 이라는 앱을 선보입니다. 레이지 나잇은 말 그대로 게으른 밤이라는 뜻인데요.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온 X세대 여성들이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행복한 밤을 의미한다고 해요. 이를 통해 타깃은 1980년대 전후의 X세대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네요.
레이지나잇의 경우 포스티, 플레어와는 달리 기존의 패션의류, 소품 외에도 예술품, 뷰티, 가전, 인테리어 소품까지 영역을 확장해서 다양하게 상품 구색을 했습니다.
[4] 브랜디의 플레어
브랜디의 플레어는 따로 조사는 하지 않고 앱만 깔고 살펴봤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패션의류의 메가 플랫폼들이 이제는 MZ세대 뿐만 아니라 4050 중장년층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1] 각각의 앱 비교
일단 마케터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각각 4개의 앱을 둘러봤는데요. 마침 제가 해당 타깃에 맞게 40대이다보니, 저에게 이 앱들은 UI, UX면에서 편한지 결제의 편리성과 상품 진열과 검색이 쉬운지 등등 다양하게 클릭질을 좀 해봤습니다.
일단 4개 앱 모두 깔끔하게 구성이 되어 있었는데요. 40대의 노안이 시작되는 눈으로 봤을 때는 퀸잇이 가장 중장년층을 생각하는 UI UX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가격표도 크고, 브랜드 이름도 크게 나와있었습니다. 그리고 진열도 빡빡하지 않게 함으로써 기존의 백화점 쇼핑을 여유롭게 즐겼던 고객들의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느낌이었죠. 이에 비해 플레어, 포스티의 경우 각각 브랜디, 카카오스타일에서 신규 론칭한 앱인데요, 상대적으로 진열이 빡빡하고 글자가 좀 작았습니다.
제가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다 깔아 봤지만 한번도 구매를 못한 이유가…..
바로 이 답답함 때문에 뭘 봐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ㅎㅎ
저는 해당 앱의 타깃 고객이 아닌가 봅니다 ㅠ ㅋㅋㅋ
좌우간, 무신사의 레이지나잇은 이 둘의 중간 정도였습니다. 아마 계속 사용성 테스트를 하면서 앱들이 편리한 구조로 진화해 나갈거라 봅니다
[2] 여성복 브랜드, 디지털화, 디지털혁신이 필요한 때,
그리고 한가지 더 짚고 싶은 내용은 기존의 백화점에 입점한 여성 의류 브랜드들이 이제는 디지털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때라고 보여지네요. 그동안에는 오픈마켓이 입점하거나, 스마트스토어 등에 진열, 판매 정도로 그쳤겠지만 이제는 4050 백화점 주력 소비층이 디지털 환경에서 편리한 쇼핑경험을 하고 있다보니, 이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빠르고 공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거에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기존의 메가 플랫폼들이 MZ세대를 대거 붙잡은 것 처럼 시장을 뺏길 수도 있으니까요
[3] 어디에 중심을 둘 것인가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도 ‘비용’ 측면에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객단가 입니다. 그동안의 기업은 MZ세대에 집중해 마케팅을 펼치다보니, 이들은 매일같이 방문해 출첵 이벤트를 하거나 쿠폰에 따라 여기저기 다양한 앱을 동시에 쓰고 비교하는 성향을 가졌지만, 기업 입장에서 객단가는 낮은 편입니다.
4050의 경우 하나의 앱을 쓰면 다른 앱에 들어가 가격비교 쿠폰 비교에 치열하지 않은 편입니다. 귀찮기도 하고 심플한 구매 경로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매일 앱을 방문하지 않아도 한번에 구입하는 객단가는 평균적으로 MZ세대의 3-4배 정도가 됩니다.
쉽게 풀이해보면, 기업 입장에서 3만원 객단가 고객 100명을 유치하는데 유지하려면 상시 쿠폰을 뿌려야 해서 광고선전비를 많이 써야 하는 타깃 고객과 30만원 객단가 고객 10명을 유치하는데 쿠폰에 따라 크게 움직이지 않는 고객이라면 어디에 집중하는게 비용대비 높은 전환을 가져올 수 있을까요?
효율성 측면에서, 그래서, 4050 중장년층 여성들을 바라보고 있는 겁니다.
[4] 온디맨드 서비스로의 진화
그리고 4050여성들의 쇼핑경험이 지속될수록 기업들은 온디맨드 서비스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이들은 까탈스럽지는 않지만, 조금 더 챙겨주고 조금 더 섬세하게 대할수록 기여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온디맨드 서비스의 근간은 맞춤화, 개인화입니다. 이를 위해 데이터 확보와 데이터 분석은 기본이 될 것이구요. CRM 측면에서 고객이 우리 사이트에 와서 구매로이어지는 여정까지 어떻게 넛지를 주면 즐거움과 만족을 경험하고 다시 찾아올까? 어떻게 하면 이들의 LTV(고객생애가치)를 더 높일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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