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마케터의 시선

마켓컬리 상장까지 갈 수 있을까?

이은영

2022.08.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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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증명해야 하는 가치

 

  

 

지난 3월 28일 마켓컬리가 드디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만약 IPO에 성공하게 될 경우, 코스피 내에 상장되는 이커머스 1호 상장사가 됩니다. 

 

기존에 이커머스 기업들은 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데요. 마켓컬리의 경우 이들이 보는 가치가 ‘4조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코스피에 상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사실 말이 많습니다. 4조원은 거품이다. 2조원이 적정하다. 라는 이야기가 많거든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숫자’겠죠. 

 

이름에 비해 실적이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마켓컬리는 누적 9천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누적 5천5백억원의 적자를 안았습니다. 물론 올해도 흑자전환은 불가능하구요. 매출을 살펴보자면, 2021년 매출은 1조 5,61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2,177억원이었습니다.  

 

매출의 경우 65%이상 급격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바로 이러한 성장이 가능한 이유는 작년 5월에는 대전, 충청권 8월에 대구, 12월에 부산, 울산으로 샛별배송 지역을 확장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유통지역을 한번에 확장하다보니 매출이 깜짝 올라온 것이지요. 성장성에 기대어 이익이 미실현된 기업이지만, 테슬라 요건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상장을 진행하게 된 겁니다.  

 

 


(사진출처: 이투데이) 

 

 

잠깐, 

테슬라 특례상장 조건은 뭘까요?  

 

테슬라 조건의 경우 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아직 이익이 미실현된, 즉 적자기업이라 할지라도 뚜렷한 성장성을 보이면, 테슬라 특례상장 요건에 부합해 코스닥,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걸 의미합니다.  

 

여기에서는 3가지 요건에 부합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첫째 기업 가치는 500억원 이상일 것

둘째 직전연도 매출액은 30억원 이상일 것

셋째 직전 2년 평균 매출 증가율이 20%이상일 것

 

이러한 조건에 해당하면 상장 신청을 하게 되고, 마켓컬리는 위 조건에 부합해서 작년에도 적자가 2천억원이 넘지만 진행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컬리의 이야기

 

사실 마켓 컬리의 경우 강남맘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두각을 드러냈었죠. 까다롭게 골라 새벽에 배송한다는 스토리텔링으로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데일리 신선식품에 방점을 두면서 강남맘들의 로열티를 쌓아 나갔죠. 이후에는 성장세를 보이니 수많은 VC(벤처캐피탈) 투자자들이 화력을 쏟아부어주고 ( =투자 유치) 이러한 넉넉한 자본으로 물류센터 설립, 유통망 확장 정책 및 다양한 제품 라인업 확대로 사세를 키웠던 겁니다. 최근 브랜딩 캠페인 “천만 흥행 장보기”가 진행되었는데요. 마켓컬리가 어느새 천만 고객을 유치했네요. 

 

 


 

그리고 이들은 쿠팡이나 이마트와 동일하게 플랫폼에서 타 기업들의 제품 판매량 데이터를 참고해 자신의 PB제품을 론칭하게 됩니다. 이는 플랫폼 기업의 장점이기도 하고 때로는 얄미운 부분이기도 하죠. 잘나가는 제품의 데이터를 통해 PB제품을 만들고 가격을 더 낮춰서 소비자들이 PB를 사게 만든다….

 

좌우간 마켓컬리는 ‘컬리스’라는 PB브랜드를 만들었고 동물복지 우유의 경우 출시 1년동안 80만개 이상 판매했습니다. R15 통밀식빵의 경우 론칭 후 35만개 이상 판매를 했는데요. 이외에도 물티슈를 비롯해 생활잡화 론칭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PB브랜드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도로 당일 배송 시범 사업을 하기도 했는데요. 기존의 물류단지는 2개밖에 없다보니, 시범 사업은 서울의 6개 구와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 일부 지역에 한정에  당일 배송 서비스가 시범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시범으로 해보니 깨달았을 겁니다. 지속적으로 하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당일배송의 경우에는 정말 물류, 수율관리가 고도화 되어야 하는데 센터 2곳에서 진행하기는 조금 빡빡했을 겁니다. 참고로 쓱배송의 경우에는 당일 배송도 가능한데 이는 기존에 전국 이마트 120개 점포가 중간 허브 역할을 하니 가능한 거겠죠.

 

 


 

 

 

시장과 환경과 경쟁자 모두 녹록치 않다.

 

마켓컬리가 상장 신청서를 내놓고 나서 “이제 모든 고난이 끝났다”라 생각을 하진 못할 겁니다. 이제 한고비를 넘겼을 뿐 개인 투자자들에게 오픈되는 순간 더욱 혹독한 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시장과 환경도 이들에게 있어 녹록치 않습니다.  

 

우선, 코로나 엔데믹 기운이 보이면서 작년 5월부터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죠. 그래서 얼마전에는 무신사에서 그동안 수혜를 누렸던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들이 직격탄을 맞고 커뮤니티에 브랜드를 양도하겠다는 글을  많이 올렸죠. 이들 역시 코로나19 엔데믹을 본격적으로 맞이하면서 그간 누렸던 비대면 특수가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을 겁니다.  

 

마켓컬리도 코로나19로 인해 성장 특수를 누린 대표적인 기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기간 영업 손실도 꽤 컸습니다. 좌우간 코로나 19 엔데믹 상황 속에 IPO에 행여 빨간불이 켜진 건 아닌가 우려하는 시장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마켓컬리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켓컬리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함께 경험해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매출을 의미하는 양적 성장과, 영업이익을 의미하는 질적 성장을 한번에 경험해보지 못하고, 양적 성장만을 경험해 봤다는 겁니다. 한번도 이익을 실현한 적이 없기 때문에 시장의 우려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금융투자의 박종대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내용을 보면, “영업 손실이 나는 기업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이유는 미래에 절대적 시장 점유율을 갖게 되면 높은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막대한 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하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영업 손실이 증가하고 있으면 언제 현금흐름을 창출할지 실적 추정이 어려워진다” 고 했죠.  

 

네, 마켓컬리는 잘 성장해와줬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이익은 실현해봤어?’ 혹은 ‘적자의 폭을 줄여봤어?’라는 질문에 대해 증명을 해야 하는 숙제가 있습니다.  

 

사실 가까운 쿠팡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쿠팡은 작년 3월 100조원의 밸류를 인정받고 미국 시장에 상장했지만, 상장 초기 70달러였던 주가가 현재는 11달러대로 7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다만, 쿠팡과 마켓컬리의 차이점이 있다면 쿠팡의 경우 2019년부터 조금씩 변화가 보이긴 한다는 겁니다. 2019년 쿠팡은 매출 64% 성장, 영업손실을 36% 감소하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였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32%성장 (6조 5,212억원), 영업손실은 23% 감소하면서 2,62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마켓컬리와 작년의 영업 손실은 2천억원대로 비슷한데  매출은 쿠팡이 마켓컬리 대비 12배 정도 높습니다.  

 

세번째로 생각해볼 이슈는 ‘독점 플랫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마켓컬리는 수요와 공급 모두 독점을 못한 플랫폼입니다. 시장에는 대체재가 많습니다. 고객들은 체리피커가 많고 스마트합니다. 절대적인 로열티만을 갖고 비싸도 계속 여기서만 사겠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장 점유율에 있어서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실질적인 선두그룹은 쿠팡, 네이버인데 쿠팡의 경우 이커머스 시장의 시장점유율은 20%에 육박합니다.  

마켓컬리가 잘한다는 식품 분야만 따져봐도 온라인 시장 점유율이 5%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커머스 전체도 버티컬에서도 메이저한 자릿수의 M/S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할 이슈는 경쟁기업의 새벽 배송 철수 움직임입니다.

 

 

  

 

(사진 출처: 매일경제)

 

 

새벽배송에 뛰어들어서 함께 플레이했던 유통대기업 롯데와 BGF 그룹이 올해 3월 새벽배송을 사실상 철수했습니다. 각각 롯데온, 헬로네이처를 통해 그간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는데요. 막상 해보니 물류비 투자가 막대하게 들기도 하거니와 배송수요에 비례해 인력난이 가중되고 배송비, 인건비 역시 증가했던 것이죠.  

 

아시겠지만 새벽 배송을 하려면 야밤에 상품 분류, 포장작업, 배송이 진행되기 때문에 통상 임금에서 시간외 수당이 붙어서 인건비가 1.5배에서 2배까지 뜁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송이 많이 들어올 수록 비용도 많~~아 집니다.

 

아직 새벽배송을 유지하고 있는 쓱닷컴의 경우만 봐도 작년 거래액이 2배 증가했는데 적자도 2배 증가해서 1,079억원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쿠팡은요. 쿠팡 역시 지역별 물류센터 구축을 위해 앞으로도 1.5조원 더 투입될 예정인데요. 이미 이곳은 누적 손실이 6조 4천억원입니다. 그야말로 피터지는 전쟁터입니다.  

 

 

 

마케터의 시선

 

 

 

 

그럼 마켓컬리의 상장과 관련된 제 생각을 정리해보자면, 

저는 3가지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상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실적’ 이슈겠죠.

 

마켓컬리의 만년 적자는 과연 해결될 수 있을까요? 유통대기업 마저 새벽배송으로 인해 만만치 않은 적자를 쌓아놓고 있는데 매년 2배 이상 증가하는 적자를 언제쯤 메울 수 있을까요?  

 

고질적인 적자 문제에 대해 회피하고 단순히 양적 성장만 보고 상장을 하게 되면, 쿠팡의 주가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겁니다. 이에 대해 마켓컬리는 “계획된 적자”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로 미국과 한국 모두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계획된 적자라 하기에는 부채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기에 비교하는 기업이 오아시스인데요. 오아시스는 새벽배송업체로 마켓컬리와 함께 올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오아시스의 경우 코스닥에 IPO 신청을 했는데요. 작년 2월에는 홈앤쇼핑으로부터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를 했고, 당시 기업 밸류를 1조 2천억원을 받았습니다.  

 

오아시스 마켓의 경우에는 밸류에이션에 대해 특별히 이견이 없는 이유는 이익을 내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오아시스 마켓은 지난 2018년부터 온라인 진출을 한 이후

2018년에 3억원의 흑자,  

2019년 10억원 흑자

2020년 97억원 흑자

2021년 57억원의 흑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신선식품 재고 폐기율이 “0”인 업체로 특별한 홍보 없이 쿠팡, 마켓컬리와 함께 새벽배송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어요. 한마디로 실속을 챙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시장 참여자들은 만년적자인 마켓컬리와 흑자를 내는 오아시스를 비교할 수밖에 없는 거죠.  

 

 

두번째는 경영권 관련된 이슈입니다.

 

먼저 쿠팡의 경우에는 김범석 의장이 최대주주는 아니지만 차등의결권 제도를 활용해 경영권 방어가 어느정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회사내의 6대 주주에요. 지분율이 5.75%에 불과한데, VC 5개사가 1-5대까지 주주로 앉아있습니다.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 글로벌사모펀드 등 5개사가 전체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재무적투자자(FI)이기 때문에 이들은 수익률을 얻고 엑시트하는게 투자의 목적이기 때문에 상장 이후 보호예수가 풀리면 일시에 나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래소에서는 상장신청을 할 때 우호지분 20% 확보를 주문을 하진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컴퍼니 빌더 관련되는 이슈도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컴퍼니 빌딩 사업 모델의 경우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이라 해서 스타트업씬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컨설팅 구조인데요. VC가 창업자에게 재무 투자를 한 후, 컨설팅을 해주면서 초기부터 기업을 육성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방식을 의미합니다.  

 

초기에는 넉넉한 자본에 노하우까지 제공받기 때문에 창업자는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안전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죠. 하지만, 컴퍼니 빌더가 도운만큼 상당량의 대가를 요구하거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마켓컬리의 경우 옐로모바일의 대주주로부터 받은 투자가 50억원입니다. 이상혁 대표가 사업 초기 김슬아대표보다 마켓컬리 지분이 2배나 많았고 이 지분은 현재 외국계 VC에게 넘어갔죠.

 

 

마지막으로 기업의 전략적 차별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사진 출처: 뉴스1) 

 

 

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이 있어야 합니다. 남들보다 우위를 갖는 경쟁적 차별점이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겠죠. 그러나 마켓컬리가 가진 강점 중 샛별배송은 쿠팡, 쓱닷컴, 롯데온, 헬로네이처 등 모두 새벽배송이라는 이름으로 해왔죠. 물류센터의 경우 쿠팡, 쓱닷컴이 월등히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PB제품은 어떤가요? 

이마트는 노브랜드, 쿠팡은 홈플래닛,코멧 등 수많은 PB브랜드가 있습니다.  

 

제품의 수(SKU)요? 

역시 오픈마켓의 제품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제품이 퀄리티가 좋고 유기농이야?

이런 것들이 기존의 사업에 있어서 기존의 매출을 유지하는데 있어서는 강점이었을 수 있지만, 마켓컬리는 지금 전국을 대상으로 제품을 팔아야 합니다. 

 

강남권의 구매력, 객단가 높은 지역에서 확장해 최저가를 찾는 고객들에게도 사업 범위를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그럼 마켓컬리는 경쟁적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앞으로 마켓컬리가 상장까지 기존의 성장성과 더불어 수익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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