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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률 85%의 달하는 지식 콘텐츠 구독 서비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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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이야기에 투자한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

완독률 85%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김딴짓의 글 요약

1. 기술과 지식이 넘쳐나지만 결국 이를 잘 활용하는 건 감각, 바로 센스입니다.

2. 수많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건 선택지를 줄여주는 겁니다.

3. 콘텐츠와 서비스가 따로 놀지 않고 합을 맞춰야 합니다. 밸런스가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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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몇 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인가요?

21년 기준, 유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5명 중 3명꼴인 57%에 달한다고 합니다. 영상, 음악 등 콘텐츠를 중심으로 평균 2.2개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고, 월평균 구독료는 43,000원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저는 구독료를 내고 사용하는 서비스로는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리디 셀렉트, 롱블랙, 폴인이 있습니다. 여기 더해 통신사 멤버십으로 사용하는 밀리의 서재까지 하면 총 6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영상, 그리고 독서와 아티클 관련 등 나름 헤비 구독자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몇 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나요? 저보다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는 적어도 1개 정도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1개의 구독 서비스도 이용하지 않는 분도 있겠지만, 그 비율이 높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우리는 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까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1개 이상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가 뭘까요? 요즘 자주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 중 롱블랙(LongBlack 이하 롱블랙)이 있습니다. 매일 다양한 지식 콘텐츠를 발행하는 곳이죠.

제가 속한 단체톡방에서 매일 롱블랙 콘텐츠를 공유하는 사람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롱블랙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나중에 롱블랙에서 롱블랙 마케팅 전략도 다뤄주면 재밌겠어요!”라는 말도 오고 갑니다. 그래서 제가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롱블랙 직원은 아니지만 구독자로서 롱블랙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단체톡방에서 나온 구독자의 한 마디

 


감각을 일깨우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감각의 시대, 우리는 더 이상 기술이나 지식만으로 앞서갈 수 없습니다. 감각을 일깨우는 딥 다이브 콘텐츠, 꼭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리딩메이트, 롱블랙이 탄생한 이유입니다” 롱블랙의 소개 문구입니다.

폴인, 퍼블리, 캐릿, 아웃스탠딩, 북저널리즘 등 지식 콘텐츠 기반 구독 서비스가 많습니다. 이에 비해 롱블랙은 늦게 시작한 후발 주자입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구독 중인 지식 콘텐츠 서비스가 있나요?”라는 질문에 무려 38%가 롱블랙을 구독하고 있다고 답하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론칭한지 몇 개월 만에 무서운 속도로 선발 주자를 따라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롱블랙의 소개 문구에서 그 이유를 찾아봤습니다.

첫 번째, 감각을 일깨우는 콘텐츠로 만들고 발행합니다. 감각을 일깨운다는 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감각의 영어 뜻은 센스(Sense)입니다. 센스의 뜻은 "어떤 것을 이해, 판단할 줄 아는 거"라고 나옵니다. 정보는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를 보면서 기술을 배울 수 있고, 구글을 통해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근데 기술과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센스 즉 감각이 필요합니다. 기술과 지식을 이해하고 판단해서 활용하는 능력은 감각에서 옵니다. 수많은 지식 콘텐츠 기반 구독 서비스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전달하는 것에 집중할 때 ‘어떻게’하면 그 지식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접근한 게 롱블랙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꼭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리딩 메이트 역할을 합니다. 다른 지식 콘텐츠 구독 서비스와 달리 롱블랙만의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24시간이 지나면 해당 콘텐츠를 볼 수가 없습니다. 24시간이란 제한이 콘텐츠를 읽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더 읽게 만드는 도구가 됩니다.

롱블랙의 부대표 김종원 님은 코사이어티와 인터뷰에서 “강제적인 알람 없이 고객의 루틴에 자리 잡는 역할을 했어요. 아침에 일어날 때 알람이 울려도 대부분 다시 끄게 되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직접 찾아서 자발적으로 읽듯이 롱블랙도 자발적으로 읽게 만든 겁니다. 24시간이 지나면 읽지 못하니 좋은 콘텐츠는 반드시 읽으려 합니다.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짧게라도 스크롤을 내린다면(즉, 일부분이라도 읽었다면) 콘텐츠는 자동 저장되고 언제든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평생 소장 또는 구독료만 지불하면 언제든 볼 수 있는 콘텐츠는 잘 보지 않게 됩니다. 마음 한구석에 ‘언제든지 볼 수 있으니 나중에 보면 되지’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든’과 ‘나중에’라는 시스템은 콘텐츠를 읽지 못하게 합니다. 수많은 콘텐츠는 소비되기 위한 것이지, 저장되어 언제든 볼 수 있어 나중에 보기 위해 탄생한 게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과 ‘어떻게든’이 돼야 합니다. 롱블랙은 24시간이라는 제한으로 ‘지금’ 보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독자로 하여금 ‘어떻게든’ 읽게 만드는 콘텐츠가 된 겁니다.

 

 

 

웹페이지 화면 상 하나의 콘텐츠만 보이는 롱블랙

 


선택 피로를 줄이는 큐레이션을 합니다.

폴인, 퍼블리 등과 같은 서비스는 앞서 말한 것처럼 웹페이지 또는 앱에 접속만 하면 수많은 콘텐츠를 언제든 볼 수 있습니다. 언제든 볼 수 있지만 선택 피로가 생겨납니다. 내 앞에 놓인 수많은 콘텐츠를 두고 뭘 봐야 할지 모른 채로 저장만 해두게 됩니다. 마치 12개월 헬스장 등록을 한 뒤, 첫 달만 열심히 다니고 제대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과 같은 겁니다.

반면 롱블랙은 하루 하나의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서 전달합니다. 독자가 하나의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웹페이지에 접속하면 그날의 콘텐츠(이를 롱블랙에서는 노트라고 표현)가 보입니다. 그리고 아래로 공개 예정 노트가 보입니다. 다음날 어떤 콘텐츠가 뜰지 알 수 있지만 볼 수는 없습니다. 볼 수 있는 콘텐츠는 그날의 콘텐츠 딱 하나입니다. 왜 이게 중요할까요? 우리의 뇌가 선택을 할 때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그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우리의 생각 방식을 시스템 1과 시스템 2로 구분해서 설명합니다. 시스템 1은 인식과 직관입니다.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생각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시스템 2는 논리와 이성입니다. 심사숙고를 거치며 결정을 합니다. 시스템 1에 비해 2는 많은 에너지가 사용됩니다. 그래서 쇼핑을 하고 나면 피로한 겁니다. 가격도 따지고 다른 곳과 비교도 하며 좋은 물건을 사려고 결정하는 노력을 뇌가 했기 때문이죠.

시스템 1, 2의 논리로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웹페이지에 들어갔는데 눈앞에 수많은 콘텐츠가 있습니다. 이때부터 시스템 2를 사용하게 됩니다. 어떤 걸 보면 좋을지 고민합니다. 요즘 내 관심사에 맞춰 키워드 검색을 합니다. 이마저도 수십 개가 넘는 콘텐츠가 나옵니다. 몇 개의 글을 앞에만 읽어봅니다. 이내 지칩니다. 읽기를 포기하게 됩니다. 반면 롱블랙에 들어갔더니 딱 하나의 콘텐츠가 있습니다. 고민 없이 읽으면 됩니다. 시스템 1로 선택하고 읽을 때는 시스템 2로 읽습니다. 집중해서 읽기 때문에 완독률이 높아집니다. 진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됩니다. 롱블랙은 선택 피로를 줄이는 큐레이션을 합니다.

 

 

 

내가 모은 스탬프와 노트를 확인할 수 있다

 

 

콘텐츠와 서비스의 균형을 맞춥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여도 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롱블랙의 대표 임미진 님은 한 인터뷰에서 “콘텐츠를 만들기만 해서는 수익을 낼 수 없죠. 매체에서는 서비스의 중요성이 간과되곤 하는데, 서비스를 설계하는 분들이 주도권을 갖지 않으면 발전할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좋은 콘텐츠가 잘 전달되어 소비가 되고 수익을 내려면 서비스가 잘 설계돼야 합니다. 그렇다면 롱블랙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까요? 첫째, 오늘의 노트입니다. 앞서 롱블랙은 오늘의 노트(그날의 콘텐츠) 하나만 발행해 독자가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습니다. 선택 피로를 줄이면서 어떤 장점이 나타났을까요? 바로 완독률이 다른 지식 기반 콘텐츠 구독 서비스에 비해 높다는 겁니다. 전체 회원의 55%가 ‘매일’ 롱블랙 노트를 읽습니다. 또한 노트를 읽은 사람 중 85%가 해당 노트를 다 읽습니다. 평균 8800자의 길이의 긴 분량임에도 말이죠. 선택 피로를 줄여주고, 좋은 콘텐츠 하나에만 집중하는 서비스 설계로 많은 사람이 지속적인 소비를 하게 만든 겁니다.

둘째, 24시간 제한을 보완합니다. 롱블랙은 하루가 지나면 해당 노트를 읽을 수 없습니다. 다만 롱블랙이란 이름처럼 샷 추가권을 구매하면 읽지 못한 노트를 구매해 읽을 수 있습니다. 그 노트는 다른 노트와 마찬가지로 자동 저장되어 언제든 읽을 수 있게 됩니다. 24시간이 지나 못 읽은 노트도 읽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이를 통해 추가 수익을 내는 서비스를 설계했습니다. 참고로 월 구독료와 동일한 금액인 4,900원을 내면 5개의 샷 추가를 줍니다. 샷 추가를 구매하도록 유도만 하는 게 아니라 선물처럼 전달하기도 합니다. 롱블랙은 월~토요일까지 매일 노트를 발행합니다. 다만 일요일은 선데이 에디션(Sunday edition)이라는 이름으로 샷 1개를 선물로 줍니다. 요즘 들어서는 노트를 공유하고 지인에게 24시간 동안 무료로 볼 수 있는 노트 링크를 공유하고 샷을 나눠주는 이벤트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어떤 사람은 롱블랙을 자연스럽게 읽게 되고 결국 구매로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셋째 재미를 추가했습니다. 오늘의 노트를 읽으면 제목 바로 옆에 스탬프가 있는데요. 이를 클릭하면 마치 카페에 가서 음료를 시킨 뒤 쿠폰을 모으듯 마이페이지에 스탬프 카드가 모아집니다. 10개의 스탬프를 모으면 1개의 샷으로 바꿀 수 있죠. 매일 노트를 읽을 때마다 스탬프를 클릭하고 얼마큼 모았나 마이페이지를 들락날락하며 확인합니다. 참고로 저는 현재 7개의 샷 교환권을 보유했습니다. 따져보면 70개의 콘텐츠를 읽었다는 거죠. 간단한 장치지만 재미라는 요소가 독자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읽게 만드는 도구가 된 겁니다.

 

오늘은 롱블랙 한잔 어떠신가요?

롱블랙의 소개 문구를 다시 한번 옮겨옵니다. “감각의 시대, 우리는 더 이상 기술이나 지식만으로 앞서갈 수 없습니다. 감각을 일깨우는 딥 다이브 콘텐츠, 꼭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리딩메이트, 롱블랙이 탄생한 이유입니다” 기술과 지식은 이미 충분하니 그걸 활용하는 감각(센스)에 집중했습니다. 하나의 콘텐츠에 집중하도록 설계해서 선택 피로를 줄여주고 완독률을 높였습니다. 언제든 읽을 수 있으니 나중에 보는 게 아닌 지금 어떻게든 읽게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서비스 전략으로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이처럼 롱블랙은 본인들의 소개 문구를 충실하게 실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은 롱블랙 한잔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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