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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 세가지만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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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싶어요? 글을 끌리게 쓰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런 말을 듣고도 쓰고 싶어요? 

- 처절한 피드백을 날린 [쓸모인류] 작가님

중요 내용을 먼저 알고 싶다면 <김딴짓의 글 요약>

1.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 왜 글을 쓰고 싶은지 질문하고 그 이유를 돋보이게 할 양념을 치세요.

2. 세상에는 수많은 남 이야기가 있습니다. 남 이야기 말고 내 이야기를 하세요. 다양한 경험에서 내 이야기가 나오고 그 이야기는 진정성 있는 글로 탄생합니다

3. 있어 보이려는 단어, 문장은 쓰지 마세요. 진짜 있어 보이는 글은 남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된 글입니다.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발견하게 된 처절한 피드백. 그 시작 


처절한 피드백에서 시작이 됐습니다

폴인(fol:in)이란 곳을 아시나요? 사회 다양한 곳에서 영향력을 내는 사람들의 경험, 인사이트를 글로 풀어 전달하는 플랫폼이죠.  ‘뜬금없이 폴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요. 폴인 때문에 처절한 피드백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2달 전, 9월 초에 폴인에서 *링커(linker) 모집 안내글을 보게 됐습니다. 자신이 가진 경험과 인사이트를 폴인에서 전달하고 싶은 사람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글쓰기 커뮤니티 <업글>도 1년 가까이 운영했고, <오픈애즈>라는 마케팅 큐레이션 플랫폼에서도 브랜드 관련 글로 인기 콘텐츠에도 선정된 적도 있어서 나름 폼이 올라왔다고 생각했고, 과감히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폴인은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이 글을 올리는 곳이었기 때문에 콘텐츠 기획안을 제출하기 전 확인을 받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 [쓸모인류] 작가님이자 이제는 같은 팀에서 일하고 계신 팀장님께 부탁을 드렸죠. 그때 받은 피드백 시작이 글의 머리말입니다. (날카로운 피드백이 옆구리 어디쯤을 깊게 스치고 갔던 기억이.. 그래도 고마웠습니다. 팀장님) 김제덕 선수 화살처럼 날린 쓴소리에서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이제부터 나오는 내용은 제 부족한 부분들입니다. 이 부족함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아! 시작 전, 링커 지원 결과부터 알려드리자면 떨어졌습니다. 뭐 어떤가요? 떨어져야 본전이었어요. 

*링커 : 현장 전문가로서 생생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분. 이라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습니다.

 

글 쓰는 이유와 적절한 양념의 조합은 필수예요

글을 쓰고 싶어요? 글을 끌리게 쓰는 스타일이 아닌데 ㅋㅋ 이래도 글을 쓰고 싶어요? 왜 글일까요. 잘 하는 거 따로 있을 텐데. 응원하지 못할망정, 쓴소리부터 던진 이유는 아래 적은 글들에서 느꼈으면 좋겠고,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을까? 내게 글은 뭐지? 여기 답을 해보는 게 먼저! 끌리는 글이란 특히 폴인처럼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갖는 끌림이란, 적절한 why와 양념의 조합이 있어야 돼요

처절하지만 발전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 주신 피드백

왜 글을 쓰고 싶은가요? 이 질문을 제게 했습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책을 읽고 남는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풋은 있는데 아웃풋이 없었습니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어서 시작한 게 아니라 내 생각, 경험, 관점을 남기고 싶어서 쓰기 시작했죠. 꾸준히 적다 보니 이따금 사람들의 반응이 있었습니다. 동기부여가 됐죠. 글이 나를 알리고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블로그에서 시작해 오픈애즈, 인스타그램 등 여러 채널에 글을 쓰고 확장했습니다. 내게 글은 생각, 경험, 인사이트를 눈에 보이도록 정리해 주는 도구이며, 남과 소통하도록 해주는 채널이고, 나를 알리고 확장하는 브랜딩입니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왜 글을 쓰고 싶은가요? 내개 글은 무엇인가요? 질문에 답을 먼저 해보길 바랍니다. 단번에 대답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충분히 시간을 갖고 답해보세요. 그 이후 글을 쓰기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글을 쓰고 싶은 이유를 찾았다면 이유를 돋보이게 할 양념을 찾아야 합니다. 자장면을 먹으러 중식당에 갔다고 칩시다. 자장면을 시켰는데 자장 소스 없이 면만 왔다면 자장면이 아니라 그냥 면입니다. 다음부터 그 집을 찾지 않게 될 겁니다. 주방방이 자기 집 면은 훌륭하다고 말해봤자 자장면을 먹으러 온 손님에게는 필요 없는 거죠. WHY를 돋보이게 할 양념을 찾아야 합니다. 표현력인 거죠. 콘텐츠 기획안의 첫 시작은 프로필 작성이었습니다. 제가 쓴 프로필과 팀장님이 준 피드백을 비교해 보죠. 

[나] 소속 : 현재 회사명 / 직위 : 선임 매니저 

[팀장님 ] 소속 : 현재 회사명 / 직위 : 아이들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따뜻한 마음의 회사에 다니는 맘 착하고 딴짓 하고픈 게 많은 중간 매니저

어떤가요? 확 달라지지 않았나요? 밋밋하고 심심하던 프로필에서 누구일지 궁금증이 생기는 프로필로 바뀌었습니다. 링커 프로필 소개를 딱딱하게 하라고 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정해진 틀 안에서만 생각한 겁니다. ‘글을 쓰고 싶어요? 글을 끌리게 쓰는 스타일이 아닌데 ㅋㅋ 이래도 쓰고 싶어요?’라고 말을 한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읽고 싶게 만든 겁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읽고 싶게 해야 합니다. 첫 문장에서 궁금증을 만들어야 하는 거죠. (이 순간 이 글의 첫 문장을 다시 읽게 됩니다.. 끌리셨나요??) 내가 쓰고 싶은 글에서 남이 읽고 싶은 글로 바뀌는 과정은 적절한 양념을 조합하며 맛을 내는 과정과 같습니다. 보기 좋은 떡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먹기도 좋은 떡이 돼야 하는 거죠. 

 

  

why와 양념의 조합, 그리고 끌리는 첫 문장의 중요성 


남 이야기 말고 내 이야기를 써야 진정성이 있어요

유재석을 비유로 들었는데 하나도 안 와닿네요. 왜? 남들 다 알고, 하는 이야기니까. 

야구선수 출신으로서 내 이야기를 쓰는 게 더 와닿아요. 
사람들은 남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내가 경험한 실제 이야기를 해야 들어요

지금 <오픈애즈>라는 공간에 인사이터(객원 에디터)로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업글>이란 글쓰기 커뮤니티 내용을 올렸습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기획, 참여자 인터뷰, 홍보, 운영 과정 등 12번에 걸쳐서 적었습니다. (글이 궁금하신 분들은 오픈애즈에서 인싸이트 생각노트, 인싸노트를 구독해 주세요) 이때 글은 온전히 내 이야기였습니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경험한 생생한 내 이야기였죠. <업글> 관련 글 연재가 끝난 후부터 유튜브, 기사 등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정리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내 이야기에서 남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한 걸로 바뀐 거죠. 계속 글을 쓰다 보니 ‘이게 정말 내 이야기인가? 내 이야기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로 소화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마음속 작은 의심은 남아 있었습니다. 

폴인 콘텐츠 기획안을 제출할 때도 마찬가지였죠. 야구선수 출신으로 비영리 일을 하고 여러 딴짓을 하며 경험한 내 이야기보다 유재석 님과 <놀면 뭐 하니>가 만든 부캐 이야기를 가져다 쓰려 했던 겁니다. 이렇게 되면 힘을 잃습니다. 남 이야기를 쓰다 보면 더 많은 양념이 필요합니다. 앞에서 양념은 필요하다고 했지만 재료 본연의 힘이 충분하다면 양념은 보조 역할을 합니다. 근데 재료의 힘이 약하면 양념이 과하게 들어가고 주객이 전도됩니다. 주객이 전도되면 글이 과해집니다. 과하지 않은 글이 되려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책을 읽고, 여행을 다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직접 머리와 몸을 사용하며 공부하는 과정이 중요한 거죠. 경험해야 내 이야기를 쓰게 됩니다. 

내 경험으로 쓴 글은 결국 진정성이 생기게 됩니다. 진정성 있는 글을 설득력을 갖게 되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제주에 어느 카페입니다. 카페 공간이 굉장히 좋습니다. 큰 창이 앞에 있어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죠. 만약 이 카페 관련 글을 쓴다면 진정성이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죠. 진정성 있는 글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쓸 때 나옵니다. 내 이야기는 다양한 경험 속에서 탄생하게 되죠. 

괜히 있어 보이려고 멋진 단어, 문장 쓰려고 하지 마세요

제너럴리스트? 이런 멋스러운 단어 쓰지 마세요. 남들이 제너럴리스트라고 인정해 줄 때 써야 힘이 있어요. 그리고 있어 보이려는 단어, 문장 쓰지 마세요. 남들이 이해하는 단어와 문장이 멋있는 거예요.

최고의 단어와 문장은 남들이 바로 이해하고 알아듣는 것이죠

지금 이 글을 쓰다 보니 괜히 있어 보이려고 쓴 단어, 문장은 없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아니면 나만 아는 단어나 문장을 쓰진 않았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좋은 교수는 학생들이 이해하는 단어와 문장으로 설명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글은 독자가 즐겁게 읽고 이해하기 쉬운 글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자랑하려고 쓰는 글은 분명히 어려워집니다. 어려워질수록 글맛이 사라지죠. 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집니다. 글은 내 입장에서 시작해 최종적으로 남의 입장으로 마무리돼야 합니다. 

남의 입장에서 마무리돼야 한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퇴고를 여러 번 하는 겁니다. 눈으로 읽고, 소리 내서 읽으면서 어색한 문장과 단어를 고쳐가는 겁니다. 철저히 남의 입장에서 읽어보면서 어려운 단어를 쉽게 바꾸는 겁니다. 좋은 글은 대중적입니다. 누가 읽어도 이해하기 쉽다는 말입니다. 물론 주제에 따라 난이도는 달라집니다. [사피엔스], [코스모스] 같은 책처럼 어려운 주제를 다루면 마냥 쉽게만 쓸 수 없죠. 중요한 것은 내 자랑하려고 글을 쓰면 안 된다는 겁니다. 내 자랑을 하고 싶다면 일기에다 적으세요. 내 경험, 인사이트를 글로 정리한다면 자랑이 아니라 좋은 전달을 해야 합니다. 좋은 전달은 영향력을 만들고 점차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게 될 겁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이 이해하기 쉽고 읽고 싶은 글일 테니까요.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글을 쓰고 싶어요? 글을 끌리게 쓰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래도 글을 쓰고 싶어요?”라는 피드백을 받았다면 여러분들은 어떨 거 같나요? 이래도 글을 쓰고 싶은가요? 이런 비슷한 피드백을 어디선가 받더라도 글을 쓰고 싶길 바랍니다. 비록 폴인 링커에는 합격하지 못했지만, 직접 콘텐츠 기획안을 작성하고 처절한 피드백을 받는 과정은 큰 도움과 경험이 됐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지원하면서 남에게 전달할 때 필요한 스토리 구조를 배울 수 있었죠. 처절한 피드백 속에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글쓰기는 나를 표현하는데 아주 중요한 도구입니다. 자기소개서, 블로그, 브런치 등등 곳곳에서 글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잘 모르지만 컴퓨터 언어인 코드로 나를 표현하긴 어렵지 않을까요? 그림으로도 나를 표현할 수 있지만 추상적입니다. 직접적으로 명료하게 나를 나타내는 것은 ‘글’입니다. 글쓰기를 잘할수록 나를 더 잘 나타낼 수 있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글을 ‘잘’쓰고 싶다면 세 가지를 다시 기억해 주세요. 첫째 글을 쓰려는 이유와 적절한 양념의 조합. 둘째 남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쓰세요. 셋째 있어 보이려는 단어, 문장은 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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