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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가 선보일 패션 중고 커머스의 완성형 플랫폼

이재훈

2025.04.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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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 무신사 '유즈드'


 

가치 소비가 중심이 된 패션 커머스 시장

자사의 옷을 사지 말라고 광고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매출은 오히려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바로 파타고니아의 이야기입니다. 의류 회사임에도 옷을 사지 말라는 광고를 한 이유는 튼튼하고 오래 입는 옷을 만들어 버려지는 옷을 최소화하자는 이른바 '슬로우 패션'의 메시지를 내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는 사명을 내건 이들은 실제로 회사의 수익 대부분을 배당 형태로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고 있는데요. 그 진정성에 공감한 소비자들이 '가치 있는 소비'를 선택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매출도 함께 상승한 것입니다. 


출처 : MADTIMES

이처럼 소비의 기준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의 일간 사용자 수(DAU)가 2022년 6.4%, 2023년 9.7% 증가하며 꾸준히 오르고, 번개장터의 전체 가입자 2,300만 명 중 78%가 MZ세대에 해당된다는 점도 같은 흐름의 연장선입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제 사람들은 단순히 '무엇을 사는가'를 넘어서, '왜 사는가'와 '어떻게 사는가'까지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러한 변화 속에서 오늘의 주인공, 무신사 역시 중고 패션 시장의 가치에 주목하며 새로운 서비스 '유즈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패션 중고 커머스의 발전

앞서 살펴봤듯 중고 거래는 더 이상 개인의 윤리적 선택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는 하나의 시장을 만들었고, 그 시장은 점차 구조화되며 하나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패션 영역에서의 중고 커머스는 지난 10년간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거쳐 점차 성장하고 있는데요. 그 과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 beSUCCESS

1세대 "중고거래의 디지털화"
- 대표 : 헬로마켓, 도떼기시장 등
- 특징 : 기존 오프라인 벼룩시장이나 커뮤니티 기반의 중고 거래를 온라인으로 전환
- 한계 : 검증되지 않은 상품 정보로 인한 신뢰 문제, 거래 후 발생하는 분쟁에 대한 대응 부족

2세대 "빈티지 상품의 온라인 진출"
- 대표 : 후르츠 패밀리, 콜렉티브 등
- 특징 : 해외 빈티지 제품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큐레이션 중심의 서비스 제공
- 한계 : 한정된 상품 수급과 높은 가격대, 편집숍 형태에 가까워 참여형 거래 부족

3세대 "수거형 BM"
- 대표 : 차란, 리클
- 특징 : 사용자가 판매할 상품을 신청하면 플랫폼이 수거>검수>보상>재판매 일괄 처리
- 한계 : 낮은 보상가로 인한 만족도 저하, 검수 및 처리 시간 지연으로 인한 불편함

 
이처럼 패션 중고 커머스는 세대를 거치며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 인식의 변화 속에서 한계들을 하나씩 지워왔습니다. 다양한 시도 끝에 하나의 체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브랜드 다양성 부족', '검수 효율성', '판매자 만족도' 등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이 남아 있는데요. 이제 필요한 것은, 그간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이 모든 문제를 종합적으로 보완한 '정제된 플랫폼'입니다. 

 

완성형 플랫폼의 등장

무신사가 선보일 중고 거래 서비스 ‘유즈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시장 진입이 아니라 ‘완성형 플랫폼’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신사가 4월 초 배포한 공식 자료를 살펴보면, 유즈드는 기존 수거형 모델의 한계였던 제한적인 브랜드 범위, 느린 검수 시스템, 낮은 보상가 등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무신사가 가진 플랫폼 역량이 더해지면서, 중고 패션 시장 전반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출처 : 무신사 뉴스룸

 
유즈드가 내세운 점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거래 가능한 브랜드의 폭에 있습니다. 기존의 패션 중고 커머스는 주로 명품이나 백화점 입점 브랜드에 한정되어 있었고,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는 반송되거나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유즈드는 무신사 입점 여부와 관계없이 1만 5천 개 이상의 브랜드 중고 거래를 지원하며, 특히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도 합리적인 보상가로 책정해 순환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전해집니다. 즉, 기존 플랫폼들이 포괄하지 못했던 브랜드를 아우르며 시장의 해소한 셈입니다. 

또한, 무신사 앱 내에서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사용자는 별도의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기존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수거, 검수, 보상, 판매가지 모든 절차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판매자는 수거백에 의류를 담아 보내는 것만으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편집 : 작가


전략적 인재와 경험의 결합

무신사가 이 시장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지는 조직 구성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2015년 도떼기마켓의 기획을 총괄했던 전문가가 이번 유즈드 사업의 핵심 담당자로 합류한 것인데요. 이를 통해 유즈드가 단순한 리셀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와 사용자, 그리고 사용자 간의 관계까지 촘촘하게 설계하려는 의지가 엿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커뮤니티 기반 중고 장터 서비스를 오랜 기간 운영해 온 무신사의 경험이 더해질 예정입니다. 사실 무신사가 중고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10여 년 전 무신사 매거진의 자료에 따르면, ‘무신사닷컴 중고장터 서비스 리뉴얼’이라는 공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 시절 회원 간의 활발하던 중고 거래를 서비스화 한 흔적입니다. 

출처 : 무신사 뉴스룸


또한, 서비스 활용 방식은 다르지만, C2C 플랫폼인 ‘솔드아웃’에서 슈프림, 나이키, 아디다스 등 인기 브랜드 상품에 대한 중고 거래 서비스를 2023년 말부터 제공 중인데요. 이러한 경험들을 기반으로 무신사는 중고 패션 시장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사업성에 대한 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조직 구성과 축적된 경험은 무신사가 단순히 중고 거래 플랫폼을 넘어, 패션 중고 커머스의 ‘완성형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입니다. 

 

도떼기마켓에서 유즈드까지, 진화를 완성하다

중고 패션 커머스는 더 이상 실험적인 영역이 아닙니다. 지난 10년간의 다양한 시도들은 시장의 가능성을 넓혔고, 그 과정에서 쌓인 시행착오는 다음 세대를 위한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이제 중고 거래는 하나의 소비 트렌드를 넘어, 구조화된 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출처 : 무신사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무신사는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서비스는 물론, 도떼기마켓의 기획 경험과 커뮤니티 기반의 중고 거래 운영 노하우까지 집약해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곧 선보일 ‘유즈드’는 이러한 무신사의 역량이 응축된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무신사는 단순히 ‘유행을 따르는 중고 플랫폼’을 지향하지 않습니다. 그간의 패션 중고 커머스 흐름을 정리하고, 이를 정제해 다음 흐름을 설계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됩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유즈드를 통해 소비자들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 글은 '테크잇슈'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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