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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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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고도화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기대만큼 급진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사용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이에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재생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잉여 발전 문제를 해결할 수소가 부상하고 있다. 신에너지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그린 수소의 발전 가능성과 미래 사회를 전망해본다.

 

 

아침에 일어나면 AI가 방 안의 조명을 자동으로 켜고, TV와 에어컨을 가동한다. 

예전엔 더위가 계속될 때마다 전기료 폭탄을 걱정했지만, 이젠 가정용 수소연료 발전기 덕분에 문제 없다.

뉴스에선 AI 데이터센터 증축 기사가 나오고 있다.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수소의 발전으로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마트에 가니 제주도에서 생산한 RE100 감귤이 나왔다. 

탄소 배출 없이 생산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 맛은 어떨지궁금하다.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가 AI 시대 전력까지 대신한다니 미래는 또 어떻게 바뀔까? 

 

 

AI 혁명과 에너지 소비

현대 기술의 최전선에서 혁명을 일으키는 AI 기술은 우리 일상을 거침없이 변화시키고 있다. AI의 발전은 삶을 편리하게 만들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인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러한 AI 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에 막대한 전기가 필요하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향후 AI 성장에 에너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에너지 생산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AI 데이터센터는 AI 알고리즘을 학습시키기 위해 엄청난 양의 전기를 소비하며 ‘전기 먹는 하마’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전 세계 전기 사용량의 약 2%를 차지하고 있는 데이터센터는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의 성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2029년 데이터센터 수가 무려 637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이 소모할 발전량은 신형 원전(1.4GW) 약 30기분에 해당할 정도로 막대한 규모다.

 

 

img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만나 고성능 GPU를 보유한 데이터센터 구동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논의했다.

 세종에 자리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의 모습 ©NAVER

 

 

이러한 AI 시스템이 소모하는 전기는 전력망에 큰 부담을 주며, 이는 결국 탄소 배출 증가로 이어진다.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전기 소비를 줄이거나, 적어도 무탄소 전기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AI 기술의 발전은 각종 제한에 직면할 것이다. 따라서 AI 혁명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전력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에 달려 있다.

 

 

  

무탄소 전기로 전환

기후 문제 해결과 에너지 생산에서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재생 가능 에너지원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다. 그러나 재생 가능 에너지만으로 AI의 전력 수요를 모두 충족하는 것은 기술적·경제적 한계가 있다. 재생가능 에너지의 특성과 저장 기술 부족 때문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할 수 있지만, 생산 단가가 높고 자가 방전 특성 때문에 장시간 저장이 어렵다. 따라서 무탄소 전기로의 전환에는 그린 수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린 수소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되며, 이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기 때문에 매우 깨끗한 에너지원이다. 또 그린 수소는 다양한 저장 및 운송 방법을 사용할 수 있어 재생 가능 에너지의 다양한 이슈를 보완할 수 있다. 최근 제주도에서 그린 수소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버스나 승용차에 필요한 에너지뿐 아니라 주택·농업 현장 등 그린 수소 사용처를 확대하고, 생산 시설과 충전소를 확충하는 중이다.

 

 

   

수소에너지 시장 선점 경쟁

수소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퉈 이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미국의 연료전지 제조사 블룸에너지Bloom Energy다. 블룸에너지는 최근 인텔의 실리콘밸리 데이터센터에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단순한 에너지 공급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실현하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블룸에너지는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사용해 높은 전력 효율성을 자랑한다. 인텔과 같은 대기업이 이러한 친환경 에너지를 채택함으로써 AI 혁명의 전기 수요를 무탄소 전기로 충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는 다른 산업에도 긍정적 신호를 주고 있다.

 

 

img지난해 4월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고속형 대형 버스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를 출시했다. ©현대자동차

 

 

수소에너지는 연료전지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 항공 분야에서 수소의 활용 가능성은 매우 크다. 여러 항공사와 항공기 제조사가 수소 연료 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 액체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비행기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비행기보다 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 가령 유럽의 에어버스는 2035년까지 수소를 연료로 하는 상업용 항공기를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는 항공 산업의 탄소 발자국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혁신적 변화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물류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해운 분야에서도 수소 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은 기존 선박보다 매우 친환경적이다. 현재 여러 글로벌 해운 기업이 수소 선박을 시험 운항하고 있으며, 이러한 선박들이 실제로 상용화되면 해운업계의 탄소 배출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은 수소를 사용하는 대형 화물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국제 해운업계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수소에너지가 바꾸는 미래의 일상

수소에너지는 AI 혁명뿐 아니라 일상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수소 연료전지는 자동차, 선박, 비행기등 다양한 교통수단에 적용될 것이다. 수소는 가정용 에너지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가정 내에서 수소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남는 열은 난방에 이용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수소 연료전지를 이용한 주택용 전력 및 난방 시스템이 상용화됐다.

 

수소는 또한 산업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철강 제조나 화학 공정 등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 분야에서 그린 수소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는 산업계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경제성 문제로 에너지 생산에 많은 고심이 있지만, AI산업이 촉발한 에너지 이슈와 재생에너지 변동성의 대안으로 수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또 수소에너지의 활용은 AI 혁명에 큰 역할을 하며, 우리 일상에서 기본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인류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글로벌 기업들의 선도적 행보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미래의 일상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더욱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혜롭게 동참할 때다.

 

 

 

글. 박정호(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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